시카리오 감상평 (별 네 개)

1. 캐나다의 보물 드니 빌뇌브. 예술적인 상업영화? 상업적인 예술영화?

2. 이 영화는 어떤 공포 영화보다 무섭고, 어떤 스릴러 영화보다 긴장감 넘친다. 
그것도 시종일관 정적으로.

3. 근데 이 영화가 화려한 액션이나 잔혹한 전투를 보여주진 않는다. 
하지만 그게 더 공포감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 
감독의 연출력이다.

4. 보는 사람에 따라 굉장히 지루할 수 있다. 
드니 빌뇌브의 영화들은 화려한 영상으로 말초적인 재미를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시종일관 진지하게 상황을 비추면서 인간 내면 깊은 곳의 감정들을 이끌어낸다.

5. 그런 점에서 국내판 포스터나 부제가 매우 불편하게 느껴진다. 
관객 좀 더 모아보려고 부제도 붙이고 포스터도 액션영화인 듯 만들어놨다. 
어? 배급이 롯데네?

6. 배우들의 연기를 칭찬할 수밖에 없는데, 
에밀리 블런트의 세밀한 표정 연기들이 정말 뛰어났다. 
하지만 이 영화의 핵심은 베니치오 델 토로였다고 생각될만큼 포스가...

7. 극중 '알레한드로'나 '기예르모'같은 이름에서 
멕시코 영화 감독들인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과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생각났는데, 
의도한 바인지 그냥 이름 쓰다보니 그렇게 된 건지는 모르겠다.

8. 음악이 진짜 미칠 것 같다. 그 음악들 틀어놓으면 우리 동네도 멕시코 후아레스가 된다.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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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intK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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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재자 감상평 (별 세 개 반) - 스포주의


1. 아들에게 완벽한 광대가 되고 싶었던 아버지의 이야기. 

독재정권의 또다른 피해자라 할 수 있는 한 무명배우 김성근(설경구)와 그의 아들 태식(박해일)의 마음을 담은 영화다.


2. 실패한 공연을 보고 실망한 아들을 위해 아버지로서 꼭 성공해야만 했던, 그래서 모든 것을 쏟아부은 '김일성 되기'는 결국 높은 분들의 사정에 의해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 

모든 것을 이긴다는 '광자력 빔' 딱지 마저 통하지 않는 현실은 그를 외면했고, 그 또한 세상을 외면하며 자신의 꿈 속에서 사는 정신병자가 되어버렸다. 

부서진 마루 바닥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숨기고 김일성으로 살게 된 아버지. 

아들의 보물이 될지도 모를 그의 물건들과 원래의 자신인 배우 성근의 모습까지 묻어둔 그는 그렇게나 갖고 싶었던 김일성의 혹까지 달게 되어버렸다.


3. 결국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자식을 위해 완벽하고 싶었던 아버지의 사랑이다. 

"별안간 그들이 기뻐서 울었을 때, 나는 슬퍼서 울었노라"라는 대사를 외치는 그의 모습, "수령은 아버지 아니네?" 라는 말을 툭 던지는 그의 모습이 이 영화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나 싶다. 

아들과의 비밀 약속을 끝까지 지키고 싶던 아버지의 마음.


4. 설경구의 연기는 대단하다. 지난 해, '소원'에서 보여준 부정에 대한 연기를 다른 각도에서 새롭게 잘 표현한 것 같다. 

박해일은 역시 조금 날티나는 역할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또한 '잉투기'에서 매력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류혜영도 참 반가웠다.


5. 주인공의 극중 이름이 나와 똑같아서 영화를 보면서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다. 

나를 부르는 것 같은 기분에 좀 재밌기도 했다.


6. 결국 세습되는 것은 사랑이다. 

아버지에서 다시 또 다른 아버지로. 이젠 정말 다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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