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너스 (Prisoners, 2013)
드니 빌뇌브의 작품을 처음 보게 된 게 재작년이다.
그때도 그의 작품은 파주아울렛 3관에서 상영됐다.
귀신이 나온다는 그 3관은 작은 규모 덕에 보통 흥행력이 부족하거나
상대적으로 경쟁에서 밀리는 작품들이 상영되는 관이다.
7개 관 중 가장 맘에 들지 않는 구조이지만 다양한 영화를 보는 취향 덕에
3관에서 가장 많이 보는 것 같다.
각설하고, 이 영화는 '어떻게 사람은 죄악과 가까워지는가,
어떻게 우리는 모두 죄인이 되는가'를 보여준다.
깊은 신앙심으로부터 멀어지고 신의 뜻에 도전하려는 자,
분노로 가득차 직접 정죄하여 신의 뜻을 이루려는 자,
감정에 이끌려 악행을 가까스로 합리화하며 동조하는 자,
악을 선의 탈을 쓴 악으로 없애려는 자,
자신도 악을 행했지만 다른 악을 막기위해 악을 행하는 자,
살기 위해 자기도 모르게 악에 동조하는 자.
수많은 합리화와 자기 변명은 악을 악인지조차 알 수 없게 만든다.
아니, 무엇이 정말 악인가에 대한 끊임 없는 질문을 하다
결국 그 질문의 답을 내는 것을 포기하게 만든다.
결국 우리는 수많은 트라우마와 고민들로 덮여버린 미로에 갇힌 채 prisoners가 된다.
구덩이에 빠져 구원을 기다리는 존재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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