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맨 (Birdman: Or the Unexpected Virtue of Ignorance, 2014)

이 영화를 보며 가장 충격을 받았던 것은 연출이었다. 


러닝타임 내내 끊어지지 않으며(끊어지는 장면이 있긴 있다) 이어지는 장면들을 보면서 감탄했다.

그런 연출적 부분을 알아채지 못하는 관객도 있을 것이고, 

지각은 했으나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내게 이 연출이 더 대단하게 다가온 이유는 

'영화와 달리 편집 없이 이어지는 연극'을 표현한 것 뿐만 아니라 

'연극처럼, 삶은 편집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산다는 것은 내가 연출하고, 주연을 맡은 연극과도 같다. 


어디에도 편집점 같은 것은 없으며, NG 따위 없이 연극이 끝날 때까지 이어진다.


리건 톰슨에게 영화는 자신의 삶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인기라는 껍데기에 갇혀 '버드맨'의 삶을 살며 가족을 등한시했고, 

그 껍데기가 걷힌 이후에 그에게 남은 건 없었다.


결말의 해석이 어떠하든, 그는 진짜 삶을 잠시나마 느꼈을 것이다.



"I don't exist."라는 대사와 하나가 되며.





창 밖으로 날아오르며.

Posted by SaintK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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